Bill Kim's Life...

오늘은 어느 누구보다나를 먼저 안아주는 날. 잘하지 않아도 괜찮고웃지 않아도 괜찮아. 버티느라 애쓴 마음을조용히 감싸 안아줄 시간. 지금 이 순간만큼은내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해. 조금씩 걸어가다 보면곧 밝은 날이 찾아올거야.

다시 봄이 오면네가 떠난 자리에 꽃이 핀다. 햇살은 따뜻한데마음은 그때처럼 시리다. 잊은 줄 알았던 너는또 바람을 타고 돌아오고, 나는 그 자리에서아직도 멈춰 너를 떠올린다. 봄이 올 때마다사랑은 지고그리움만 피어난다.

그때 우리는,서로를 믿었고영원할 거라 생각했어. 작은 손짓에도 마음이 떨렸고눈빛만 마주쳐도 하루가 따뜻했지.사랑이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고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믿었어. 하지만사랑만으로는 지킬 수 없다는걸너를 놓치고 나서야 알았어. 함께했던 순간들이 너무 선명해서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너.그때 우리는 참 많이 사랑했고,그래서 더 깊이 아파.

하루가 지나면그대 이름도 조금은 덜 아프겠지. 웃으며 안녕을 말했던 그 순간이밤마다 가시에 걸려 돌아오지만,아침이 오면 또 살아야 하니까. 그대 없이도하루는 어김없이 지나가고,나는 그 하루만큼조금씩 그대를 놓아준다. 잊지 못해도,잊은 척 살아간다.하루가 지나면.

가끔 떠오른다,잊은 줄 알았던 너. 그리움은눈물보다조용한 온기였다. 아팠던 기억인데,왜 이렇게따뜻할까. 그게,슬픔이 남긴사랑이었나 봐.

처음 너를 만나조심스레 건낸 말, 안녕. 매일의 웃음 속에그 말은 작은 설렘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눈물 섞인 목소리로또 말했지.안녕. 사랑의 시작도,이별의 끝도같은 말이었다. 지금도 문득 떠오른다.너의 눈동자,그 날의 바람. 안녕, 나의 사랑.안녕, 그때의 우리.

너를 보내던 그날내 안에 있던 내가천천히 사라졌다. 너 없인 더 이상머물 수 없는 자리였기에나는 나를 지우기 시작했다. 조각난 기억들 속에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내 마음 깊은 곳을 끝없이 물들였다. 그리고 어느새나는 낯선 얼굴이 되어잃어버린 나를 찾아 헤매지만 그곳엔 이미내가 없었다.

그 순간엔 몰랐다.서로의 온기가서서히 식어 가고 있던 걸. 웃음 속에 감춘 말들말하지 못한 그 수많은 밤들.우리는 그저 시간 속에 흩어져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너 없는 하루가 익숙해질 무렵,아무 일 없던 듯 건넨 한마디가가슴을 깊게 스며들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그 순간의 따스함이뒤늦게 조용히 내 안을 무너뜨렸다. 사랑은끝날 때는 조용하지만, 아픔은 늘 뒤늦게천천히 마음을 적신다.